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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출신 현장 30년! 기술 지도자가 되는 방법!

작성자 : 바로교육
조회 792 2025-12-09

 





“나도 이제 그냥 ‘라인 반장’ 말고, 기술 지도자 한 번 돼보고 싶다.”



 

경기도의 한 공장에서 30년째 일하는 52살 상수(가명) 씨가 야간 작업 끝나고 휴게실에서 툭 던진 말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공장에 들어와

 

  • 라인 따라다니는 막내 시절 거치고
     

  • 불량 잡는 법, 기계 소리만 듣고 이상 찾는 법 배워서
     

  • 지금은 누가 봐도 ‘현장 베테랑’입니다.
     



신입 기사, 사수 붙여줘야 할 때 제일 먼저 부르는 사람도 상수 씨예요.


 

그런데 인사고과 시즌만 되면
묘하게 마음이 쓰립니다.


 

어느 날, 팀장이 웃으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상수 형이 애들 가르치는 거 제일 잘 아는데,  

  위에서 이번에 ‘기술 지도자’ 자리를 새로 만든대.  

  근데 최소 기사 자격증에 관련 학력은 있어야 한다네…”  



순간, 머리가 띵 해집니다.


“나는 고졸인데… 자격증도 기능사 하나뿐인데…”


 




‘30년 경력’이 벽이 되는 순간

 

이상하죠.

현장에서 질문 받는 사람은 언제나 상수 씨인데,

공식적인 직함이나 자리는 언제나 
“대졸+기사 자격” 젊은 엔지니어에게 먼저 갑니다.

 

  • 도면 보는 법,

  • 설비 소리로 상태 체크하는 법,

  • ‘이 라인은 감으로 돌려야 한다’는 노하우까지,

     

모두 상수 씨 머릿속에 들어 있는데도,

서류상으로는 그냥 “고졸 생산직 직원”입니다.



 

상수 씨도 알고 있어요.

 

  “요즘은 뭐만 하려면 기사, 산업기사 자격증이 기본이라던데…”  











실제로 국가기술자격(산업기사·기사)은 관련 전공 학력이나 일정 실무 경력,

혹은 학점은행제로 쌓은 학점(산업기사 41학점, 기사 106학점 등)으로 응시자격을 갖출 수 있습니다.

 

30년 공장 경력이라면, 이 조건은 사실 넘치도록 갖춘 셈이죠.

 

문제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1도 안 온다는 것.

 




“공부”라는 단어만 들어도 울렁거리던 사람 
어느 날, 같은 라인에서 일하는 후배가 말합니다.

 

  “선배, 학점은행제 들어봤어요?  

  고졸이어도 일하면서 기사 따고,  

  나중에 학위까지 딸 수 있는 제도라던데요?” 




처음엔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요.


“야, 나 같은 사람은 학교랑 안 맞아. 공고 시절에 도면 시험 보던 트라우마 아직 있어…”


 

근데 그날 밤, 집에 와서 누워 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30년 일한 사람이  

  기능사 하나 들고 끝나는 건 좀 억울하지 않냐?”  



아내는 TV를 보다가 슬쩍 한 마디 보탭니다.


 

  “여보, 허리도 무릎도 계속 나쁜데  

  현장 말고, 가르치는 일로 옮길 수 있으면 좋지 않겠어?  

  자격증이든 학위든… 이제는 당신이 ‘몸’ 말고 ‘머리’로 일해도 되잖아.”  



그 말이 꽂혔습니다.


 




학점은행제, 상수 씨 같은 사람을 위해 있는 제도

 

상수 씨는 휴무 날을 털어 동네 평생교육원 상담실을 찾습니다.


 

상담사가 차분히 설명해 줍니다.

 

  “학점은행제는요,  

  학교 밖에서 배운 것들 – 자격증, 이전 학교 학점, 교육과정 등을 ‘학점’으로 인정해 주고,  

  그걸 모아서 정식 학위까지 갈 수 있게 해 주는 제도예요.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나옵니다.


 

  “상수님처럼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하시면, 그 자격증이 다시 학점으로 인정돼요.  

  예를 들어 건축기사, 전기기사, 기계기사 같은 자격은 전공과 연계해서 최대 16~20학점 정도로 인정되거든요.  

  산업기사도 마찬가지고요.  











즉, 흐름은 이렇게 그려집니다.

  1. 30년 현장경력 → 산업기사/기사 응시자격 확보
    (고졸이라도 일정 실무경력 또는 학점은행제 학점으로 응시 가능


     

  2. 산업기사/기사 자격 취득 → 그 자격증이 다시 학점으로 인정

     

  3. 온라인·오프라인 강의 + 자격증 학점 + 필요시 추가과정을 더해
    기계·전기·산업안전 등 관련 전문학사/학사 학위 취득


     

  4. 그 학위와 자격을 가지고
    사내 기술교육원, 외부 직업훈련기관, 기술 강사 등
    ‘기술 지도자’ 자리에 지원할 수 있는 기반 만들기



     

상수 씨 입장에선 이 말이 제일 크게 들립니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까지 일한 30년이  

  그냥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자격 요건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첫 걸음: 내가 가진 것부터 세어보는 작업

 

상담사는 A4용지 한 장을 꺼내 놓고 말합니다.

 

“일단 상수님이 이미 가진 것부터 정리해 볼게요.”



 
  • 고등학교 졸업장

  • 기능사 자격증 1개

  • 30년간 동일 공장에서 일한 경력

  • 회사에서 받은 각종 교육 수료증들

     

여기에 현장에서 실제로 하는 일들을 쫙 적어봅니다.

 

  • 설비 셋업

  • 불량률 관리

  • 신입 OJT 지도

  • 작업 표준서 개선 참여

  • 안전·품질 관련 회의 참여 등등



이게 왜 중요하냐면,

나중에 어떤 국가기술자격을 딸지,

또 어떤 전공으로 학위를 설계할지

방향을 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 기계 설비 쪽에 강하면 → 기계·생산·설비 관련 기사/산업기사 + 기계공학/생산관리 전공

  • 전기 설비, 자동화라인 쪽이면 → 전기기사/산업기사 + 전기공학 전공

  • 안전관리, 위험물 관리 쪽이면 → 산업안전기사, 위험물산업기사 + 안전공학/산업안전 전공



이렇게 “내가 이미 하고 있는 일”을 “어떤 자격과 학위로 공식화할지”**로 바꿔 보는 작업인 거죠.



 





공부 습관이 끊긴 사람도 할 수 있을까?



상수 씨가 제일 걱정하는 건 이거였습니다.

 

  “근데… 나, 공부 손 뗀 지 30년 넘었는데요.  

  수학·물리 이런 거 하나도 기억 안 나요.”  


상담사는 웃으면서 말합니다.


 

  “기사, 산업기사 시험이 쉽다는 말은 못 드려요.  

  대신 상수님은 현장에서 몸으로 배운 게 30년치 있잖아요.  

  우리는 그걸 글자와 공식으로만 다시 정리하는 거예요.”  




실제로 많은 학점은행제 기관이나 자격증 학원들이

현장 경력자용 커리큘럼을 따로 운영합니다.


 

  • 현장에서 쓰는 용어 → 시험용 개념으로 번역해 주고
     

  • 도면·설비 사진과 함께 설명하고
     

  • 실제 고장 사례를 시험 문제와 연결해서 풀어 줍니다.
     



상수 씨는 처음 3개월 동안은

그냥 버티는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30분만 책을 펼쳐도

눈이 감기고, 글자가 춤을 췄어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더 늦기 전에,  

  내 경험을 ‘지식’으로 정리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야 나도 언젠가는 가르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기사 자격증 한 장이 바꾸는 회사 안의 분위기

 

1년 반 정도 지나,

드디어 상수 씨는 산업기사 → 기사까지 따냅니다.

 

그날 회사 단톡방에는 이런 메시지가 올라옵니다.

 

  “와, 상수 선배 기사 붙었대요!!  

  이제 진짜 ‘상수 기사님’이네 ㅋㅋ”  



사실 자격증 한 장 얻었다고

월급이 당장 두 배로 오르진 않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눈에 보이는 변화가 생깁니다.


 

  1. 사내 기술교육 때

     

    • “경력자 특강” 정도였던 상수 씨 역할이
       

    • 공식적인 내부 강사로 격상됩니다.



       

  2. 인사팀에서 조용히 와서 묻습니다.

     

      “혹시 나중에 교육 전담 조직 생기면,  

      이동 의향 있으세요?”  

  3. 현장 후배들이
    “공부하면 뭐가 달라지냐고요?”라고 물으면,
    이제는 대답해 줄 수 있습니다.


     

      “몸이 덜 쓰이고,  

      말이 더 먹히는 사람이 되는 거지.”  



그리고 중요한 건,

기사 자격증이 학점은행제에선 다시 학점으로 인정된다는 사실입니다.

건축·기계·전기 등 각 분야 기사·산업기사는 관련 전공 학위 과정에서 전공필수/선택 학점으로

꽤 큰 비중으로 인정돼요.


 

이제 상수 씨는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면서

기계/전기/산업안전 관련 학사 학위까지

3~4년 계획으로 조금씩 채워가고 있습니다.

 




‘기술 지도자’가 된다는 건, 직책만 바꾸는 일이 아니다

 

상수 씨의 최종 목표는 단순합니다.

 

  “나중에 현장 떠날 때,  

  ‘몸 고생만 하다 간 아저씨’가 아니라  

  ‘우리 기술의 뼈대를 만든 지도자’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래서 그는 이제,


 

  • 불량률 줄이는 방법을
    “감”이 아니라 교육 자료로 정리하고,

     

  • 위험했던 사례들을 모아서
    안전 교육 콘텐츠로 만들고,

     

  • 신입·경력자 교육 커리큘럼 구성에도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활동이

 

  • 기사 자격

  • 관련 학위(학점은행제),

  • 그리고 30년 현장경력

     

이란 세 축으로 묶이면서

“기술 지도자”라는 그림이

조금씩 현실이 되어 가는 중입니다.

 

 


이 글을 읽는 또 다른 ‘상수 씨’에게

 

혹시 당신도 이 글을 보면서

조금 마음이 찌릿했다면,


 

  • 공장에서 10년, 20년, 30년을 버틴
     

  • 고졸, 혹은 공고 출신
     

  • 기능사 한두 개쯤은 있지만
     

  • “기사, 학위, 강사” 이런 말은 남 얘기 같았던


     

어떤 분일 수도 있겠죠.
 

학점은행제와 국가기술자격 제도가

당신 인생을 하룻밤에 역전시키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평생 기계만 만지다 끝나겠지…”  



라는 생각을

  “나는 지금도 기계를 만지지만,  

  언젠가는 그 기술을 가르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으로 바꿔 줄 수는 있습니다.

 

그 차이가,

앞으로 남은 10년, 20년의 표정을 크게 바꿔 놓을지 모릅니다.